에어스팟, 자영업자들의 추가 수입과 생존율을 동시에 높이겠다

"신림동 조커의 당사자로 영상 전체를 보면 완전히 다른 의도라는 것을 알 것"

"악성 댓글에 미디어 앞에서 공개 자살까지 생각해"

입력시간 : 2019-10-30 23:59:18 , 최종수정 : 2019-10-30 23:59:18, 유재성 기자



 지난 여름 광대 가면을 쓴 CCTV 영상, 이른바 '신림동 피에로, 신림동 조커' 논란은 모든 공중파, 종편, 신문 기사를 장식했다. '연출이다, 실제다'라는 논란은 광고 영상의 일부로 밝혀졌고 큰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다음은 신림동 조커로 더 알려진 최경환 에어스팟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신림동 조커 논란도 꽤 시간이 지났다.


"말 그대로 태풍 같던 시간들이었다. 내 원룸 앞에 있는 택배를 내가 가져가는, 저작권 없는 자료용 영상을 찍었어야 했다. 택배 송장에 적힌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어필하려는 영상이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공중파, 종편의 메인 뉴스, 포털 실시간, 온라인 뉴스를 도배할 줄 상상도 못했다. 한 곳에서만 댓글이 1만 개를 훌쩍 넘기더라"



- 많이 당황스러웠겠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 부분적으로 촬영 해야 해서 여러 날에 걸쳐서 찍었다. 첫 날 촬영할 때 건물 밖에서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소스라치게 놀라더라. 바로 가면을 벗고 손을 흔들었다. 검은 우비에 피에로 가면을 쓰고 촬영했으니 당연히 놀랐을거다. 당일에도 새벽 4시쯤 추가 영상을 찍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밤 12시쯤 형사님들이 왔고 결국 CCTV 영상만 남아버렸다. 조사 받으면서 형사님도 타이밍이 안 좋았다고 위로해주시더라. 당일 새벽에 곧장 사과문을 올리고 진정성을 담고자 전화번호를 남겼더니 이후 온갖 저주 섞인 욕설에 시달렸고 어머니까지 악플을 보게 됐다. 죽어야만 공분이 풀릴 것 같았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살다 보면 타이밍이 안 좋을 수도 있지 않나. 해명을 핑계로 받아들이고 죽일 것처럼 달려드는 광기를 견디기 힘들었다. 실수를 해도 바뀔 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는, 한 사람의 인생 전부를 부정하고 조롱하고 멸시 당하는 것이 힘들었다. 7일 정도 잠을 못 잤다"

   


- 사건이 있고난 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직접 휴대폰으로 저주 섞인 욕설에 시달렸다. 자살하라고 하더라. 종편의 패널들은 "그러니 망했지, 쫓겨났지"라고 조롱하고 모욕했다.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집주인은 새벽에 문을 두드리며 쫓아냈다. 급하게 짐을 버리는 과정에서 모아둔 비상금까지 모두 분실했다. 그 땐 욕설한 사람들과 집주인을 살인자로 만들고 싶더라. 인터뷰 하고 싶어하던 많은 기자들을 모두 불러모아 공개적으로 자살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의미 없게 죽는 것도 싫다고 생각했다. 술담배도 하지 않아서 건강한 장기라도 기증하고 싶어 장기 기증 유서와 헌혈증 40여 장을 남기고 처방받은 수면제를 전부 먹고 정신 잃을 때 쯤 밀폐 텐트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근데 너무 추워서 깨보니 텐트 안이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번개탄도 젖어 있더라. 실종 신고가 접수돼 밤새 수색하고 이튿 날 긴급으로 정신 병원 폐쇄 병동에 5일 동안 입원했다. 관악 경찰서 형사님들께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바로 전 날, 가방 안에서 번개탄이 나오자 귀찮을 정도로 형사님 세 분이나 따라다니셔서 어쩔 수 없이 찜질방에서 잘 수 밖에 없었다. 지극 정성으로 마음을 지켜주셨다. 만약 하루 전, 맑은 날이었다면 그대로 죽었을 운명이었다. 신발도 모두 젖어 형사님의 새 슬리퍼까지 신고 왔다. 형사님들 덕분이라도 끝까지 살아 남아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자살 시도 이후엔 어떻게 됐나?


"실종 신고가 접수돼 밤새 수색하고 이튿날 긴급으로 정신 병원 폐쇄 병동에 5일 동안 입원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지금은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사건 이후에 고생하신 관악 경찰서 형사님들께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신발이 모두 젖어 형사님의 새 슬리퍼까지 신고 왔다. 형사님들 덕분이라도 끝까지 살아남아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웅이고 생명의 은인이시다"



- 신림동 조커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주제넘게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아이들 공부방에 컴퓨터, 영어, 미술 선생님을 보내주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그 뜻에 공감해준 멋진 개발자,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데 하루아침에 뉴스를 장식하면서 가장 미안했었다. 지분도 없이 무급으로 사무실조차도 없는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가족들에게도 평생 잊혀 지지 않는 큰 상처를 안기게 됐다"

 


- 지금은 어떤가?


"항불안제, 항우울제, 수면제 먹으면서 안정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몸도 마음도 모든 기반이 무너졌다. 거처도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면서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처절하게, 더 완벽하게 망가져야 차분하게 해명할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 신림동 조커로 노이즈 마케팅을 염두한 것 아닌가?


"한 때 광고 없이 신용도로 정렬하는 검색을 만들면서 구글, MS, 네이버, 카카오, 직방, 다방과 소송을 한 적이 있다. '중고차, 원룸'을 검색했고 '100% 실매물'로 광고하는 업체를 찾아 갔는데 죄다 허위 매물이었다.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1)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근거였다. 김앤장을 비롯해 변호사만 10명이 넘더라. 2심까지 갔고 결국엔 졌다. 스타트업은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해야하고 노이즈가 필요하다면 글로벌하게 크게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CCTV 영상만으로 마케팅할 생각은 없었다. 전체 영상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난 그저 택배 받는 게 불편했고, 광고 투성이인 포털에서 검색하는 게 싫었다. 자영업자들이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자유롭게 상품,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 그리고 자영업자들이 네이버나 구글같은 곳에 키워드 광고하지 않고도 고객들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 어떤 광고비, 수수료도 없다. 나는 이 과정에서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경제 통계를 먼저 알고 싶다. 광고비, 수수료보다 경제 통계로 뉴스를 만들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워털루 전쟁(영국과 프랑스간의 전쟁)에서 승전 소식을 먼저 안 로스차일드가 영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해 막대한 이익을 내지 않았나. 쉽게 말해, 한국발 뉴스를 북핵에서 미국의 10월 부동산, 물가, 고용지표로 만들고 싶다"


"중요한 것은 배송 속도가 아니라 제3의 장소다"



- 어떤 서비스인가?


"가까운 배송지로 택배를 보내고, 찾아갈 때 천 원을 현장 결제한다. 자영업자는 매장을 배송지로 공유할 수 있다. 택배를 대신 받아주고 1개에 천 원을 받는 것이다. 수수료, 비용도 전혀 없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여성의 경우에도 '여성전용'에 한해 배송지로 공유할 수 있다. 역시 어떤 수수료, 비용도 없다"





  


- 수수료가 없는데 수익 모델은 뭔가?


"제휴 업체와의 계약이다. 자영업자는 택배 보관료로 1개에 천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에어스팟의 제휴 업체 택배는 무료다. 예를 들어 제휴사인 A 택배와 비제휴사인 B,C,D 택배를 받을 경우 A사는 보관료를 받지 않고 B,C,D사는 보관료를 받는 방식이다. 파트너의 이익 보전을 위해 제휴사는 1,2곳에 한정할 계획이다.

온라인 구매 시장이 120조 원으로 성장했다. 자영업자의 생존은 철저한 지역 밀착과 단골 고객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풀뿌리 비즈니스에 택배 배송지 공유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제휴 업체는 누가 있나?


"아직 없다. 온라인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배송이다. 쿠팡의 성장 배경은 단연 로켓 배송이다. 우리는 배송 속도가 아니라 장소에 집중한다. 나도 온라인 쇼핑할 때 택배 받는 게 가장 불편했다. 택배 기사님이 오는 시간에 기다리는 것도 싫었다. 어차피 전국 어디든 하루 만에 다 오지 않나. 중요한 건 제3의 택배 장소라고 생각한다.

2017년 미국 우체국은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2,600만 명의 미국인이 명절 기간 택배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택배 도둑에 골머리 앓던 아마존은 ‘아마존 키’ 라는 서비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마존 키’ 서비스의 작동방식은 간단하다. 고객의 집의 문을 열고, 물건을 두고 가는데 그 장면은 클라우드 캠을 통해 녹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우드 캠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캠과 스마트 도어락을 묶어서 250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의 한 언론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5%의 설문 응답자들은 외부인을 집 안에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택배 배송지 공유는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 남성 전용 배송지는 없냐는 비판도 있던데.


"신림동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주거칩입, 폭행 사건이 또 벌어졌다. 부재중 문 앞에 놓인 택배로 쉽게 개인 신상이 노출될 수도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더욱 불안함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싶다. 실제로 왜 여성 전용을 운영하냐는 항의 메일도 온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실체가 있는 불안함을 느끼기는 상황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 유튜브 영상을 보면 얼굴도 공개했는데 괜찮은가?


"상관없다. 초췌하지만 얼굴과 전화번호까지 공개했다. 특정성을 염두 해 고소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진정성으로 이해해 달라. 고소해서 합의금 받아내려 한다는 비아냥이 힘들었다. CCTV 화면만 보면 나같아도 욕했을거다. 지인들과 형사님은 또 다시 악플에 시달리지 않을지 걱정하셨지만 여성혐오자도 아니고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떳떳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 여러 방송국들과 인터뷰할 때도 얼굴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얘기했다. 결과적으로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서 나갔지만(웃음)" 



- 사과의 말을 전한다면?


"안전을 어필하려다 공포가 돼버린 연출의 미숙함은 계속 사과드리고 싶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택배 도둑 영상을 촬영하고, 미완성본을 올린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실수다. 여성 주의를 다룬 책들을 보면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공포심을 더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부족해 계속 공부하겠다. 여성 안전 감수성과 관련한 좋은 강좌가 있다면 꼭 연락 달라"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택배 기사님들이 반드시 대면 배송을 해야 한다는 표준 약관대로 한다면 하루 배송량의 1/4도 못 한다고 한다. 그만큼 부재중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에어스팟은 부재중 택배 수령 불편함과 자영업자, 여성의 수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택배 기사님들의 시간과 비용, 수고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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